언론보도자료
- 작성일2017.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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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채의 한 장면 읽기] 거룩한 등불
부두라고 발음하는 순간, 맞닿았던 입술이 떨리듯 벌어질 때, 그것은 부두가 아니라 뱃고동 소리처럼 들린다. 그러나 나는 안다. 부두를 발음하고 뱃고동 소리를 떠올리는 나는 아직 부두를 모른다. 형에게 부두를 말해보라고 하면 무슨 생각을 떠올릴까. 형은 컨테이너와 기름 냄새를 먼저 떠올릴지도 모른다. 아니면 크레인과 곡물, 원목 따위를 떠올릴지도. - 양진채의 <검은 설탕의 시간>